서울특별시 등록문화재 35호.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완벽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
설계자는, 당시 영국왕립건축가회 회원인 옥스퍼드 출신의 아더 딕슨.
명동대성당의 고딕양식이 저 높은 곳을 향한 인간의 희망을 표현했다면,
로마시대에 유행한 로마네스크는 낮은곳으로 임하소서를 실현한 건축양식....
공사비 부족으로 인하여 1926년 일부분만 축성.
1996년 한국성공회 100주년 기념으로 완공.
1991년, 건축가 김 원에게 나머지 부분을 완공시켜달라는 의뢰가 들어옴.
당시 일부분만 되어있던 로마네스크에, 건축가 김 원은 하이테크를 결합하여,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건축물을 짓기로 마음먹음....
그.러.나.
김 원 선생이 전세계를 돌며 답사를 다닐 무렵,
영국에서 온 한 신자가 서울성공회성당을 찾아와 내부를 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던 그 영국신자는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는
자신이 근무하는 도서관에, 이 성당의 원래 설계도면이 있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영국으로 출국....
김 원 선생이 영국으로 출국, 돌아올 때는 사과박스 두 개 분량의 원설계도 복사본을 가지고 들어옴.
이 때부터 찾아온 심각한 고민....
원래 생각한대로 하이테크로 갈 것인가, 아니면 원래 설계자의 의도를 존중하여 원래의 것으로 복원할 것인가?
당시 등록문화재 문제, 성공회 측의 당부 등으로 최종결정은 원 설계자인 아더 딕슨의 설계를 100% 복원하기로 결정.
재료를 1920년대 최초 성당을 만들 때의 것과 최대로 맞추기 위해,
화강암은 중국에서 공수하였고 벽돌은 강화도 흙을 사용하여 하나하나 찍어냄.
넓디 넓은 벽에 비해 단촐한 유리창, 한옥과의 결합 그리고 오방색의 사용.
사용된 화강암은 대략 5천장, 문제는 그 5천장의 크기가 다 달랐기 때문에
각 화강암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하여 퍼즐조각 맞추기 하였으며,
일부분이 깨지거나 사용이 불가하게 되면 다시 중국에서 다듬어 가져들여옴.
암튼....
많은 사람들이 이 성당을 이야기할 때 원 설계자인 아더 딕슨과 로마네스크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건축가 김 원 이야기는 없다.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의 건축가가 자신의 욕심을 온전히 잠재우고 선배 건축가의 뜻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 성당을 완공하고 김 원 선생이 하신 말씀,
"프라 안젤리코의 성모님 상이 명작인 것은, 작가가 자기의 재주를 뽐내지 않고 성모마리아의 훌륭함을 살리기 위해 자기를 죽였기 때문이다. 처음 성당 증축 설계를 제의 받았을 때, 사실 나대로의 욕심이 있었다. 강철과 유리를 써서, 신구(新舊)조화의 ‘김원 작품’을 남기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 내 나이가 50이었다.
나를 죽이고 선배 건축가의 고뇌와 정신을 존중해주는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였다. 성당 측이 옛 도면대로 하기를 원했을 때, 마음을 비울 수가 있었다. 실제로 찾아낸 도면을 통해 90년 전 영국의 대선배와 교감할 수 있었던 것이 나에겐 아름다운 감동이자 또 하나 보람이었다."
건축가들이 뽑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근대건축물인 성공회서울대성당.
등록문화재 등록이후,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까지 성당내부 개방 및 사진촬영 가능.
서울에 계신 분들, 꼭 한번 다녀와보시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