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청주시내로 들어와 모텔을 물색했을 때 고생을 좀 했었다.
모텔밀집 지역이다 보니 장기투숙자를 그닥 반기지 않는 곳이 많았고, 있다고 해도 그 가격이 터무니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그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모텔을 전전한 경험으로, 몇 군데 대상지를 찾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찾게 된 지금 모텔,
장기가 투숙을 해야하는 관계로 특히나 유심히 생각해야할 것이 주인분과 방의 상태다.
인터넷이 반드시 되야 한다는 전제조건하에 203호의 열쇠를 받게 되었다.
다른건 다 마음에 들었는데, 문제는 아이폰이 거의 터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_-
다음날 일을 나가기 전에 주인아주머님께 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이상하다고 하시며 저녁에 방을 교체해주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받은 방 열쇠는 바로 옆인 202호.
옆방보다 전화는 잘 터지는 관계로, 이 곳에 다시 짐을 내리고는 이것저것 방을 꾸며놓았다(?).
어제인 금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카운터에서 열쇠를 받으려는데, 주인아주머님께서 부르신다.
방 혹시 불편하지 않냐고.
혹시나 해서 더 괜찮은 방이 있냐고 여쭈었더니 열쇠를 주시면서 한번 올라가보라고 하셨다.
내가 컴이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시는 줄 알고는, 컴퓨터가 더 좋고 햇빛도 들어오는 방이 오래머무르기에는 좋지 않겠냐며
주신 열쇠가 308호.
방을 가보니, 크기야 거의 동일했지만 책상도 훨씬 좋고 컴퓨터의 성능도 좋았으며 모니터가 lcd였다....ㅎㅎ;;
창문을 열면 빛도 들어오고 해서 아주머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는 또 이사를 했다....ㅋㅋ;;
이사를 마치고 집 주변을 돌아보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녀보았는데,
우선 두 블럭 안쪽에 커피전문점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온갖 모텔과 술집, 비즈니스바, 고기집이 전부였다;;;;;
그나마 뚜레쥬르와 파리바게트가 한 개씩 있다는 것에 큰 위안을 삼았고....;;;;
방에 돌아오는 길에 뚜레쥬르에 들러 케잌을 한 개 사들고 와서 주인아주머님께 드렸다.
이것저것 신경써 주셔서 감사하다고....ㅎㅎ;;
일년이 지난 지금도 작년 대구에 머물렀을 때 정말 잘 해주셨던 허브모텔 사장님 부부가 생각나곤 한다....
슬슬, 오랜 타지생활 이것도 적응이 되어가나보다....
너무 적응 잘 되면 안좋은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