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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Diary / 2010. 5. 29. 00:11

무언가를 판매하고 무언가를 구입하는데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계속된다.

조금이라도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반대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지금 이 시각에도 전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윤을 남기는데는,

적게 판매하는 대신 이윤을 높게 하는 방법과

많이 판매하는 대신 이윤을 낮게 하는 방법,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초콜렛은 아직까지는 중간층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급과 고급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공초콜렛' 종류와 일부 수제초콜렛 그리고 전량 수입되는 기성품들.

커피가 그렇게 발전해왔듯이, 서서히 초콜렛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유명한 수제초콜렛을 맛보기 위해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기성제품으로 우리나라에서 맛 볼수 있는 비싼 초콜렛 중 '드보브 에 갈레'라는 프랑스 초콜렛이 있다.

흔히 고급초콜렛의 대명사로 알려진 '고디바'보다 비싸고 한등급 위라면 위 일수 있는,

초콜렛을 '기호식품'이 아닌 '약' 혹은 '고급먹거리'로 생각하는, 자부심이 상당히 강한 프랑스 제품이다.

초콜렛을 아주 좋아하고 왠만한 제품들은 선뜻 내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지만,

드보브 에 갈레의 경우는 솔직히 예외다.

그래서 정말정말 여유가 있거나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할 때 아주아주 가끔 구입을 하게 되는데,

국내에서 이 초콜렛을 수입해 판매하는 단 한곳의 매장, 나는 이 매장이 참 궁금하다.


그동안은 주로 온라인 구매를 하였기 때문에 간간히 잡지에서 소개되는 글로만 접했었는데,

얼마전 오프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청담동의 매장을 찾은 적이 있다.

아직까지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찾는 관계로, 규모도 작고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지나가면서는 절대로 찾기 힘든, 그런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일요일 아침 오픈하자마자 불쑥 들어가, 미리 예약한 제품을 찾고는 그냥 나오기 아쉬워서 핫초코를 주문했다.

카메라의 필름을 넣으면서 그 곳 매니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아침 일찍 찾아주셔서 고맙고 초콜렛에 대한 이야기가 참으로 고맙다며 한사코 돈 받기를 거부하셨다.

내 성격상 먹은 만큼은 반드시 그 값을 치루어야 한다고 우겨서 핫초코에 대한 값을 치르는 대신,

다음에 오시면 사용하라고 무료음료쿠폰 2장을 선뜻 건네주셨다.

그리고는 명함을 부탁하시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명함을 드리고 매장을 나섰다.


얼마전, 회사에 내 이름 앞으로 우편물이 배달되어 왔다.

발신인은 '드보브 에 갈레'

정성스레 포장된 봉투 안에는 아래 사진의 내용물이 들어있었다.












고객들에게 보내는 안부편지와,

저번에 받았던 무료음료쿠폰이 한 장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었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수도 있지만,

현재 업체가 아닌 개인이 초콜렛이 좋아 나름의 사명감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이 조그만 초콜렛 샵이

이윤이 나면 얼마나 나겠는가?

쿠폰을 받은 사람이 100% 방문하여 교환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자기 매장을 방문해준 사람을 잊지 않고 정성스레 포장하여 보내준 저 우편물을 받아보았을 때,

손님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매장 그리고 그 브랜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은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임대료 비싸기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신로데오 거리의 매장,

많이 팔리지 않는 제품,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현실.

이 상황에서 손님을 위한 저 행동에는 큰 용기가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초창기 한국에 런칭되었던 비타메르 등 유수의 고급초콜렛 회사들이 한국시장에서의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했고,

노이하우스 등의 브랜드도 자체 샵이 아닌 백화점 입점으로 버티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적어도 나에게 저 조그만 샵은 보물과도 같은, 그렇게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조만간, 드보브 에 갈레의 맛잇는 핫초코 한 잔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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