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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2 위트 4

위트

Diary / 2007. 8. 12. 23:21

얼마전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에 다녀왔다.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기사아저씨께서 마이크를 잡으셨다.

걸쭉한 사투리로 하시는 말씀은, 대부분의 버스가 출발하면 tape로 방송을 하던....

바로 그 내용이었다.

참 오랜만에 tape의 그 여자분 목소리가 아닌, 기사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니 왠지 더 믿음이 간다고나 할까?


중간에 휴계소에서 쉬고는 기사아저씨께서 사람들이 다 탔는지 돌아다니면서 확인을 하셨다.

승객들이 다 돌아왔다고 판단을 하신 기사아저씨께서는 앞문을 잠그고 서서히 출발을 하고 계셨다.

그 때....

나의 뒤에 앉아있던 청년이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를 질렀다.

"제 옆에 앉아계시던 여자분 아직 안오셨는데요~!!"


버스가 출발하겠다고 약속했던 시간이 대략 5분 정도 지나자, 그 문제의 아가씨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지금 버스안의 분위기가 어떤지 짐작하지도 못한채....

한 손에는 감자튀김, 다른 한 손에는 음료수와 호두과자를 들고 자기 자리로 구두소리를 내면서 걸어갔다.


기사아저씨께서 앞 문을 잠그고 출발하기 전에 또 한번 마이크를 잡으셨다.

"제가 늦게 탄 승객분들에게는 맨날 막 화를 냅니다. 하지만 오늘은 화를 낼 수가 없네요. 방금 탄 아가씨가 미인이기도 하시고 그 옆에 앉아계시던 총각분이 아가씨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은데, 한 두 시간 남았으니 두 분 오손도손 이야기 하면서 멋진 추억 만드시길~"

험악하던 버스안 분위기는 갑자기 소개팅 장소로 변했고....- _-;;;;

사람들은 그 문제의 아가씨와 총각이 탄 자리를 뒤돌아보며 박수치고 난리도 아니었다....ㅋㅋ;;


위트란, 바로 이런게 아닐까?

오랜만에 멋진 버스기사 아저씨를 뵙게 되어 기분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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