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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1 계란빵 13

계란빵

Diary / 2010. 5. 11. 21:00

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 중에서,

저렴한 가격에 비교적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는,

흔히 이야기해서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것은 어떤 것일까?

물론,

제목에 답이 있다-_-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ㅎㅎ;;


천원에 4-5개 주는 붕어빵은 그냥 밀가루에 팥이 들어있는 수준이고,

떡볶이나 튀김은 이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먹기엔 비교적 부담스런 가격까지 치솟은지 오래다.

계란빵은 밀가루와 계란 한 개가 통채로 들어가는 음식이다.

항생제가 들어있건 아니건 간에,

영양의 집약체라 불리우는 계란이 한 개 통채로 들어가면서도 아직까지 한 개에 천원 미만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계란빵....+_+


어떤 음식이건 관계없이, 기본적인 것을 맛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들다.

화려한 음식일수록 다양한 향신료와 양념이 첨가되기 때문에,

내가 먹는 음식이 재료 본연의 맛인지 양념 맛인지 조미료 맛인지 구분해내기 힘들다.

계란빵의 양념은 오직 계란에 들어가는 소금 하나다.

밀가루 반죽과 계란 그리고 적당량의 소금을 이용해서,

달면서도 짭쪼름한 그 맛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예전 계란빵과 달리 요즘의 계란빵은 계란빵의 윗부분에 베이킹파우더를 들이부어서-_-

예전보다 적은 양의 밀가루를 사용하면서도 그 크기는 엄청나게 불려서 내놓기 때문에,

양도 양이지만 그 기분나쁜 단맛이 돌아, 요즘엔 길거리에서 잘 사먹지 않게 된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나에게,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계란빵을 어디서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대답해 줄수는 있다.

충무로 극동빌딩 사거리에, 벌써 몇 년째 자리를 잡고 계신 농아 부부.

이분들이 만들어주시는 계란빵은,

정말 소금과 약간의 설탕으로 어떻게 이렇게 환상적인 맛의 조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지,

계란빵을 먹으면서도 내 입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미 주변에는 소문이 파다하게 난 상태라,

내가 퇴근하고 가면 계란빵을 사먹기는 정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얼마전,

멀리서 보니 5개 정도가 남아있길래 잽싸게 달려가 계란빵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내 바로 앞에 온 극동빌딩에서 근무하시던 여자분께서 그 5개를 몽조리 쓸어가신 사건이 있었다;;;;

나름 단골아닌 단골인 내가 그 허무함을 달래지 못해,

비어있는 계란빵 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연신 머리를 조아리시며 죄송하다는 몸짓을 하셨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을 휘휘 저으며 오히려 웃으면서 아쉬움을 달랬었다.


몇 년동안 한 개 500원의 가격을 유지하셨지만,

지금은 한 개 700원으로 오르긴했지만, 700원을 가지고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ㅎㅎ;;


혹시라도,

정말 제대로 만든 계란빵이 드시고 싶다면,

충무로 극동빌딩 4거리에서 조그마한 포장마차를 찾아보시라....

구입하기 가장 좋은 시각은 오후 3시 - 6시 사이이니 꼭 기억하시고!!



이 글을 적고 있는 동안에도,

나는 지금 그 집의 계란빵을 먹고 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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