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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1 서비스 정신 8

서비스 정신

Diary / 2010. 2. 21. 22:41
세상에는 정말 많은 직업이 있고 직장이 있다.

이런 일들에 순서를 따지는 것은 정말 무의미한 일 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참 힘든 직종 중의 하나가 '서비스업'이 아닐까 한다.

어짜피 모든 일은 '사람'을 상대해야하는 일 이겠지만,

한국에서의 서비스업은,

'손님은 무.조.건. 왕이다'라는 참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강조되는 곳이기에 더욱 그런듯 하다.

위의 문장에 대한 것은 추후 이야기 하기로 하고.


얼마전,

개업한 지 얼마안되는 음식점에 갔다.

자리에 앉아, set로 된 메뉴 하나를 주문했다.

그리고 나의 바로 뒤에 들어온 커플, 나와 동일한 메뉴를 주문했다.

간단한 전채음식이 나왔고, 메인음식이 나올 차례.

분명 그 음식은 순서 상 나에게 와야 할 음식이었는데,

조리 및 서빙을 함께 하시던 분께서 실수로 내 뒤에 왔던 커플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뱃속에 들어가면 다 동일한 것 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먹는데 순서가 있는 것 이었기 때문에, 내심 기분이 그리 좋지는 못했다.

내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아니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느라 모르고 있는지,

나에게 주문을 받았던 여자분께서는 내심 당황한 표정으로,

다른 테이블에 음식을 가져다 준 분에게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나에게는,

나중에 나와야 할 음식이 먼저 나왔고, 본의 아니게 순서를 뒤바꾸어 음식을 먹게 되었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음식점에서 음식 순서 못 지키는 건 절대 못참는 성격이지만,

개업한 지 얼마안되는 곳에서 소리를 지를 순 없었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어서 그래도 맛나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 앞에 섰을 때,

나에게 주문을 받으셨던 여자분께서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들이 서빙 하는 과정에서 음식이 나중에 나가게 되었고,

정말 죄송하다며 인사를 했다.


진정한 서비스정신은,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손님이 그 사실을 모른다 할지라도 용기내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도 실수를 하는 법이거늘,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가 없다면, 그것도 참 메마르고 밋밋한 세상이 될 것이다.


맛난 저녁과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고, 그 날 저녁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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