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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4 잊을 수 없는 커피 4

잊을 수 없는 커피

Diary / 2008. 11. 14. 08:42

커피를 처음 마시게 된 것이 아마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중학교 때는 부모님께서 커피를 너무 어려서 부터 마시면 머리가 안좋아진다고 못마시게 하셔서;;;;
(물론 그 전에도 머리는 좋지 않았지만;;;; ㄷㄷ;;)

늦은 시각까지 공부할 때 마셔야 한다고 부득부득 우겨서 당당하게 쟁취한, 고등학교 시절의 커피 한잔....
밤10시즈음, 부엌으로 가서 주전자에 물을 올려 놓고는,
맥심커피병과 설탕 그리고 프리마를 식탁위에 올려 놓습니다....
커피가 담긴 유리병을 열 때 솔솔~ 풍겨오던 그 향긋한 커피향이 어찌나 좋던지....^^
스푼을 넣어 딱 한 스푼을 담은 뒤 냄새가 달아날까 다시 병뚜껑을 닫습니다....
설탕 두 스푼을 넣고는 물이 끓기를 기다립니다....
식탁의 약간 노오란 불빛 아래서 물이 끓기를 기다릴 때의 기다림이 마냥 즐겁고 좋던.... : )

보글보글 물이 끓으면, 주방용 장갑을 끼고는 행여나 뜨거울까 조심스레 주전자 손잡이를 잡고 커피잔에 물을 채웁니다....
'토로로록~~~'
그 특유의 소리와 함께 첫 수증기는 커피와 물이 섞여 달콤함 그 자체로 제 코를 간지럽게 합니다....
한 두번 저은 후 반 스푼 정도 살짝 당도와 농도를 확인한 후, 마지막으로 프리마 넣을 준비를 합니다....
프리마 한 스푼 반을 잔에 넣으면 적당히 '커피색'으로 변하면서 제가 좋아하던 그 향기와 색이 나왔습니다....

식탁 정리를 하고, 불을 끄고는 소중한 커피 한 잔을 책상으로 가져와,
방의 불을 모두 끄고는, 책상 위의 스탠드 하나만 켜놓고 마시던 그 커피....
제일 싫어라 하는 수학이었지만, 왠지 그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면 실력수학의 정석 II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만 있을것 같았던,
그 시절의 그 커피....

커피믹스가 등장하면서 이제는 유리병에 담긴 커피 보기가 예전보다는 힘들어졌지만,
정형화되지 않은, 매번 커피를 탈 때마다 달라지는 그 오묘한 조합으로 인해 저는 아직도 유리병커피를 좋아합니다....
예전 생각이 가끔날 때면 고등학교 때처럼 아무리 아무리 해도,
시간이 지나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변해서인지....
예전 그 커피맛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커피라는 음료에 대한 저의 첫 기억은,
아마도 설레임과 기다림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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