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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8 16

Diary / 2008. 12. 18. 17:22

해마다 날이 조금씩 차갑게 변하면 늘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있다.
흔히들 '바다의 우유'라고 이야기하는 굴.
하지만 나는 이 표현에 반대한다.
우유는 좋겠지만 굴은 손해다.
어찌 굴을 우유에 비유했을까 하는 생각에 솔직히 화도 나고.

굴이라는 음식은, 굴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누구나 좋아할 것 같지만,
굴을 싫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혐오스런 음식 중의 하나일 것이다.
비릿한 냄새와 씹을 때 느껴지는 그 물컹물컹한 느낌.
솔직히 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맛에 먹는다고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곤욕일 수 밖에 없다.

얼마전 사람들과 굴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가 있다.
'덩치만 큰 양식굴은 맛이 별로 없어, 퍽퍽 하기만 하고. 역시 모든 해산물은 자연산이 최고야!! 특히 굴도 마찬가지지....'
그냥 덤덤히 듣고만 있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법 하다.
대학교 다닐 때 양식을 조금이나마 공부해본 나의 짧은 지식을 동원해서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제일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점.
굴 이라는 생물은 원천적으로 양식이 되지 않는다.
양식이라 함은 말 그대로 생물을 가두어 사람이 인위적으로 먹이를 주는 것을 본질로 한다.
하지만 굴은 사람이 주는 먹이는 먹을 수 없고 오직 바닷물 속에 떠돌아다니는 플랑크톤과 미생물만을 먹고 자란다.
그렇다면 굴양식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굴에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물고기를 양식할 때처럼 가두어 먹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굴이 잘 자랄 수 있을법한 환경을 찾아내 그 곳에 유생을 부착시켜 그대로 관리만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는 생각 자체가 굴에서는 통용되지 않으니 이 점은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양식방법.
굴을 양식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바다의 수심이 깊은 통영을 비롯한 남해안에서는 수하식이라고 하여 바다에 잠겨있는 줄에 굴 유생을 부착시켜 키우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심이 상대적으로 얕고 갯벌이 넓은 서해안에서는 투석식이라고 하여 갯벌에 던져놓은 돌에 유생을 부착시켜 키우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굴 또한 살아있는 생물이기 때문에 생육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부쩍부쩍 크게 잘 자랄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남해안과 서해안 굴이 차이가 드러나게 된다.
항상 물 속에 잠겨있어 생육환경이 상당히 안정된 곳에서 자라는 통영산 굴은 성장이 비교적 빠르고 이와 더불어 그 크기도 상당히 커질 수 밖에 없다.
서해안의 투석식으로 양식된 굴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의 특성 상 굴유생이 항상 바닷물 속에 잠겨있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게 출하되게 된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경우 작은굴=자연산, 큰굴=양식산 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서해안에서 생산된 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각각의 방식에 장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남해안 통영산 굴이 유리한 점 중의 하나라면 정말 청청한 곳에서 좋은 먹이를 먹고 자란 상질의 굴이라는 점이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미국 FDA로부터 청정해역이라는 인정을 받고 이 곳에서 생산된 해산물의 경우 자국으로 수출해도 좋다는 인증을 받은 곳은 6개 지역에 불과하며 이중 통영에는 사량도 해역과 산양 인근 이렇게 두 곳이나 위치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통영의 굴양식단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채취되어 온 굴을 세척하고 포장하는 공장은 반도체 공장과도 비견될만큼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12월, 이제 굴이 한창 맛이 있을 시기가 돌아왔다.
슬슬 통영으로 굴 먹으러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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