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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6 名不虛傳 6

名不虛傳

Diary / 2007. 7. 26. 22:38
한국의 커피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름이 있다....

1서(徐) 3박(朴)

한국 커피발전의 중심이자, 한국커피 1세대를 이끌어오신 4분의 명인을 부르는 애칭이기도 하다....

1서(徐)는 융드립의 달인으로 불리우시는 서정달 선생님이시다....

제자를 두지 않으셨고 현재 은퇴를 하셨기 때문에 서정달 선생님의 융드립 커피를 맛볼수 있는 기회는 아마

영원히 없을듯 하다....

3박(朴)은 박원준, 박상홍, 박이추 세 분의 선생님을 이야기 한다....

박원준 선생님을 흔히 로스팅의 달인이라 하고, 박상홍 선생님은 마도로스 박이라 하며 커피에 대해서는

절대미각이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박이추 선생님은 현재 강릉에서 '보헤미안'을 사모님과 함께 운영하고 계시며 로스팅과 직접 드립을 하며

손님들을 맞이하고 계신다....


이번 휴가때 강릉의 보헤미안을 다녀왔다....

자주 다니던 7번국도 상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찾는데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오후 1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 찾아갔는데, 가계에는 박이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 몇 분의 손님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침에 가계 문을 연 뒤 아마도 내가 첫번째 손님인듯 하였다....

주문을 받으러오신 사모님께 커피를 말씀드리니, 한창 대화를 나누시던 박이추 선생님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신다....

그러더니 이야기를 나누던 손님들께 이렇게 이야기 하셨다....


'손님 커피 내리고 이야기를 계속 하겠습니다....'


직접 원두를 갈아서 정성스럽게 내려주신 과테말라....

2분도 안되서 다 마셔버렸다....- _-;;;;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고로케 토스트도 너무나 맛있었고....

박이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시던 손님들도 가시고....

보헤미안에 손님이라고는 나 하나밖에는 없었다....

멀뚱멀뚱 가계를 둘러보고 배전실도 기웃기웃 하니, 박이추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물어보고 싶은거 있으면 다 물어보세요~~ 그리고 커피 한잔 더 드릴테니 원두 말씀해주시구요....'

주저없이 케냐를 말씀드렸다....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드립하시는 것을 곁눈질로 살짝살짝 훔쳐보았다....

집중 그리고 정적의 시간....

서버를 통채로 주시며 맛나게 마시라고 말씀을 하시고는 담배 한대를 피우러 잠깐 나가셨다....

다시 내온 커피도 2분이 안되서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는 선생님 곁으로 다가가 인사를 드리고는 대화를 시작하였다....

30분 정도?

커피에 대한 이야기, 커피 공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시는 당부 등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태우시는 담배가 나와 같은 88라이트라니....ㅋㅋ


자리를 정리하고 쿠바 크리스탈 마운틴 200g을 구입한 뒤 나오려는데 선생님께서 A4용지 두 장을 주신다....

서울 올라가시면서 한번 읽어보라고....ㅎㅎ;;

서울에서라도 궁금한 것 있으면 전화 또는 메일로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는 말씀과 함께....


보헤미안의 커피를 마신지 이틀이 지났다....

하지만 그 감미로운 커피향기는 아직 내 입가에 맴돌고 있다....

커피, 분명히 맛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입안에 돌고 있는 향기는 단지 커피의 그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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