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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7 삼각대 8

삼각대

Equipment / 2008. 12. 17. 11:43


처음 사진이라는 것을 일과 병행하여 시작하게 되었을 때, 정말 장비 구입에 큰 돈이 들어갔다.
우선 카메라와 매크로 렌즈 사는데 상상 이상의 금액이 들었고, 거기에 바로 스캐너 신품구입까지-_-
산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또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삼각대.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중화 된 삼각대가 없었기 때문에 아주 저렴한 것 아니면 GITZO를 사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제품을 구입했지만 나는 선생님의 완곡한 말씀에 이기지 못하고 그냥 구입을 해버렸다.
충무로 세기에서 돈 내는데 왜 이리 손이 바들바들 떨리던지-_-
구입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컬럼절단식.
주로 접사촬영을 하는 관계로 나에게 있어서 컬럼은 불필요한 존재중의 하나였다.
물론 헤드부분 높낮이 조절이 안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취미로 사진을 계속 찍을줄은 몰랐다-_-
세기에서 실톱으로 컬럼을 절단하니 그나마 무게는 조금 가벼워진듯.... : )

그렇게 구입한 장비들을 들고 온 산하를 누볐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녀온 산과 강 그리고 섬까지 하면 제대로 기억도 안난다.
이 녀석과 카메라 들쳐메고 성큼성큼 산에 올라가 일하고 사진도 찍고.
그 때는 그렇게 무겁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요즘 삼각대들은 왜 이리도 가볍고 이쁘게 나오는건지....ㅡ.ㅡ

GITZO의 최대 장점은 간단함과 단단함이다.
삼각대야 고장날 일이 없지만 사진에서 보이는, 다리를 조여주는 부분의 나사는 많이 사용하게 되면 슬슬 풀려버린다.
그래서 등산배낭에는 늘 저 나사를 조일 수 있는 공구를 가지고 다닌다.
다리는 스크류방식으로 조일 수 있게 되어있고 그 조임틀 외부에는 고무가 달려있어 미끄러지지 않고 조였다 풀수가 있다.
단점이라면 겨울처럼 피부가 얼어있을 때는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완전 고통이라는 것.
요즘 나오는 신형들의 경우 삼각대 다리를 한번에 풀었다가 한번에 접는 방식도 있던데 참 부럽다....ㅜㅡ
GITZO 삼각대가 접사 및 산악지형에 편리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GITZO'마크가 새겨져 있는 부분에 숨겨져있다.
저 마크를 살짝 앞으로 잡아 당기면 다리를 펼 때 한번 더 걸리게끔 하여 각도조절을 할 수 있다.
미세한 정도는 아니지만 삼각대의 다리를 어느정도 각도 조절하여 벌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리트 중의 하나이다.
요즘에는 많이들 적용된 것이기는 하지만 다리의 끝부분 팁이 일반 평지용과 얼음이나 모래용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참 편리하기도 하다. 물론 고무캡 잃어버리면 완전 난감이긴 하지만;;;;
GITZO의 단단함은, 이 회사가 기관총의 삼각대를 만들어냄으로서 부쩍 성장한 회사라는 역사를 알면 조금 이해가 된다.
정말 튼튼하다.
왠만한 충격에 흠집은 날지언정 패이거나 구부러지지 않는다.
산에 다닐 때는 이 녀석을 적당히 풀어서 스틱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_- 은근히 편하다....ㅎㅎ;;

삼각대를 가지고 다닐 때 가방에 넣는 사람도 있고 끈으로 부착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전용가방에 넣어 십자로 메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주로 삼각대의 다리 끝 부분을 잡고 거꾸로 해서 들고 다닌다.
그러다가 몇 해전 한창 시위가 극성일 때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다가 불심검문을 받았다;;;;
큰 배낭을 메고(화염병이나 돌이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ㅡㅜ) 한 손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담배를 피고 걸어가니 당연히 검문 대상이 될 수밖에;;;;
암튼 불심검문에 걸려 가방 다 디벼지고 신분증 조회에 고생 좀 했다....ㅎㅎ;;
조사 후 이 녀석 압수하려고 하길래 이거 가격 다 쳐주면 주겠다고 막 우겨서 겨우 가져온 기억도 있고....

엊그제 집에 일찍 들어가 방 청소 하는데 구석에서 빼꼼 인사하던 이 녀석.
올 해도 고생했고 아마 내년에도 고생해야할 것 같다....ㅋ;;

기계도 역시 사람과 정이 통할 수 있는, 그런 존재이다.
핵심은 과연 사람이 기계를 그리 대할 수 있는지 그것일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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