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휴식

Anemone 2010. 4. 1. 22:57

머랄까....

언제나 '슬럼프'라는 것은 있어왔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왠지 이번엔 느낌이 좀 다르다....

카메라와 내가 완전히 따로 논다는 느낌?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총 동원하여, 매번 교체해서 가지고 다녀봤지만 역시나 허사....

얼마전부터 정말 큰 모험을 감행했다....

카메라 안가지고 다니기....ㅋ;;

사진이라는 것을 취미로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내 몸에서 카메라를 멀리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어디를 가던 똑딱이카메라건 SLR이건....

내 가방 혹은 내 손에는 카메라가 늘 함께 했었다....

왠지, 카메라가 내 손에 없을 때 내가 찍고자 했던 순간이 지나갈것만 같은 그런 불안감에서 기인한,

불안감의 해소를 위한 스스로의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얼마전, 집에 있는 락앤락을 죄다 꺼내어 그 안에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몇 주가 흘렀다....

가방도 가벼워지고 무엇보다 마음이 참 편하다....

무언가를 찍기 위해 내가 걷고 있는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보지 않아도 되고....

무언가 내 스스로에게 걸었던 주문을 스스로 해제한 느낌이라고 하면 어떨까?

필름에 어떤 풍경을 새겨놓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겠지만,

내 눈을 통해 내 가슴 속에 새겨놓는 것 또한 의미있는 작업일꺼다....

휴식, 오랜만의 휴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