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더블샷

Anemone 2011. 3. 28. 00:48


스타벅스에는 더블샷이란 음료가 있다.

음료를 만드는 방법은 대략 이렇다.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더블샷용 시럽과 에스프레소 샷 두잔을 얼음과 함께 쉐이킹 통에 넣고 강하게 흔들어준다.

그리고는 얼음을 제외한 음료를 전용용기에 담아서 내어주게 된다.

이 더블샷에는 몇 가지 시럽을 첨가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바닐라 시럽을 첨가하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어떤 맛이냐 물으신다면....

살짝 달달한 느낌이 나는 진하고도 시원한 에스프레소의 맛??

대부분의 커피 종류는 다른 프렌차이즈 매장에서도 마실 수 있지만,

이 더블샷만큼은 반드시 스타벅스에서만 마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매니아들만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에, 매장에서의 주문량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 더블샷을 알고 주문할 정도의 손님이라면,

적어도 나처럼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꾸준히 스타벅스를 이용한 단골 고객이라는 것이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반드시 스타벅스에서 이 더블샷을 맛보기를 추천한다.

아무래도 커피를 많이 마시다보면, 처음에는 에스프레소의 그 쓴맛이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점점 커피와 친숙해지면 그 쓴맛 속에서 올라오는 달콤한 캬라멜 향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바닐라 시럽이 첨가된 이 시원한 커피는,

한번 맛보면 빠질 수 밖에 없는 마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더블샷은 다른 커피들보다 사람 손을 조금 더 타기 떄문에,

누가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여 제조했느냐에 따라 그 맛은 하늘과 땅을 오고간다.

똑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것이 어떻게 맛이 다를 수 있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지만,

정말 다르다-_-

그래서 나는 처음 방문하게 되는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이 음료를 주문한다.

음료를 기다리면서 들려오는 쉐이킹 소리를 들으면,

대충 어느정도의 맛이 나오겠거니 하는 예상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추천했던 이 음료를, 이제는 더이상 추천하고 싶지 않다.

우선, 주문을 받는 파트너 분들이 이 음료의 존재조차 모르시는 경우가 종종있다.

일반적으로 나는 샷 하나를 추가해서 마시기 때문에,

"트리플 바닐라 아이스 쉐이큰 주세요~'라고 이야기 하면 우선 고개를 갸우뚱 하시는 파트너분들이 근래 부쩍 늘었다.

"예?" 하고 물으시면,

"더블샷 바닐라에 샷 하나 추가해 주세요~" 라고 다시 말씀드리면,

"아~ 바닐라 라떼에 샷 하나 추가하시는 것 맞으시죠?" 하고 물어오신다.

여기서 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다가는 다시 위의 주문을 반복한다.

그러면 대부분 다른 파트너 분을 불러오셔서는 재주문을 받게 되고,

두어번 그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그제서야 제대로 주문이 접수된다.

나야 워낙에 오랜동안 음료를 마셔왔기 때문에, 굴하지 않고 주문을 끝까지 관철시키지만

마신지 얼마 안되는 나의 지인들의 경우에는 그냥 지쳐서 아이스라떼를 드시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던 것 같이, 이렇게 괜찮은 음료이긴 하지만 만드는 방법과 시간이 조금 더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 음료의 주문을 싫어하시는 파트너분들도 계신다.

정말정말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엄청나게 마시고 싶은데 우찌....ㅡㅜ


얼마전, 자주 가는 곳은 아니지만 우연히 들를 기회가 있어서 이 음료를 주문했다.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오는 매장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레 더블샷 바닐라를 이야기했는데,

주문받으시는 분의 얼굴이,

내가 보기에도 참;;;;

100%까지는 아니어도, 만약 그날 손님의 기분이 그닥 좋지 않았거나,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이었다면....

아마 그 매장 뒤집어졌을꺼다-_-

그래도 나도 한 성질하는데 이걸 버럭!! 할까 순간 고민하다가....

허벅지를 꼬집으며 꾹 참긴 했다;;;;

머 그렇게 마신 음료가 맛이 있었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것 같다.



요즘 매장이 엄청나게 많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더욱 더 거리에서 많이 마주치게 된다.

좋기는 한데....

좋기는 한데....

스타벅스에 대해서는 조만간 길게 글 한번 적어보고자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1위가 언제까지 1위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